‘프레젠테이션 하는 대통령 시대’, 새 정부 PPT 분석
2017년 5월, 대한민국 제 19대 대통령이 선출되었습니다. 후보시절부터 프레젠테이션으로 화제를 만들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PPT를 분석, 앞으로의 프레젠테이션 동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혼란스러웠던 정치/사회적 상황이 일단락되며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였습니다.
취임식에서 ‘국민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통합과 소통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소통에 있어서 만큼은 이전 대통령들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취임 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시일에 시정 연설을 하고, 쇼를 방불케 하는 100대 국정과제 프레젠테이션 무대를 선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후보시절부터 메시지의 이해도와 설득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과 좀 더 친근하게 소통하기 위해 파워포인트, 즉 PPT라는 매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몇몇 장관들이 프레젠테이션으로 취임식을 대신하는 등 PPT에 대한 관심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피티에서는 소통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발맞춰 ‘새 정부 프레젠테이션’의 흐름과 특성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오직 듣기만 할 경우에는 메시지의 약 20% 정도만을 이해할 수 있는 반면,
듣는 동시에 내용을 ‘볼 수 있다면’ 이해도는 현저히 늘어 전체 메시지의 약80%를 기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유권자, 국회의원, 시민 등 듣는 이의 이해도를 높이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 PPT를 활용한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제작된 PPT인만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화려한 디자인 보다는 내용 전달’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 번에 하나의 이미지, 한 페이지에 하나의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카피나 워딩도 일상적인 언어를 활용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치하고 있습니다.
#한페이지 #한메시지 # 간결 #농축된키워드
세익스피어의 <햄릿> 中 “Brevity is the soul of wit” (간결함이 지혜의 핵심이다)
말의 힘은 간결하게 정리된 언어에서 나옵니다. 최대한 단순해지는 것이 설득력을 높이는 힘이 될 수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사용한 PPT 대부분은 말수가 적은 편입니다.
PPT의 핵심을 단순, 명쾌하게 표현하되 행정적인 언어 대신 일상적이고, 구체적이고 단어를 이용하여 직설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슬라이드에 두 세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담기보다 ‘한페이지에 하나의 메시지’ 라는 PPT의 기본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특히 본론에서는 이미지 사용을 제한하고, 도식화도 거의 없는 형태로 오직 농축된 키워드로만 표현하고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전달할 때 정보가 너무 많으면 프레젠터가 논리적으로 전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청중도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주요 메시지를 큰 폰트로 표현하고 관련 대표 정책을 뽑아 작은 폰트로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감성적 #상징적이미지 #실제사례 #도입부이미지
프레젠테이션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주로 말로 이루어지지만 천마디 말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미지가 더 큰 효과를 발휘할 때가 많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런 비주얼 요소를 잘 활용하고 있는데요. 그림, 사진, 도형, 그래프 등으로 청중의 주의를 집중시킬 뿐 만 아니라 흥미를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가장 단순한 이미지입니다. 한 장의 키비주얼과 키워드를 매칭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청중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PPT 도입부에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사례 이미지를 이용, 감성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청중에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한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은 엄밀한 논증보다 더 설득력 있고 발표 초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좋습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강렬한 한 컷의 이미지로 듣는 이를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내 편으로 만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군더더기제로 #요즘대세 #픽토그램
“Simple is the Best”
심플함을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정해주는 요즘 트렌드에 따라 심플하고 직관적으로 디자인 되었습니다. 여백을 활용, 핵심 단어를 강조하는 동시에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어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나 이미지, 도식은 최소화 되고 디자인 요소들도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게 표현됩니다.
대신 픽토그램을 다수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픽토그램은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비주얼 요소이기 때문에 내용 전달에 힘을 실으면서도 감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3단구성 #그루핑 #완벽한컨트롤
우리가 집을 짓거나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설계도를 그리고 지도를 준비하듯, 프레젠테이션도 밑그림이 가장 중요합니다. 방대한 내용일수록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여 큰 그림을 훼손시키고, 모든 메시지를 나열식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통령의 PPT는 정보를 분석하거나 가공하여 소화하기 쉽게 보여주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납니다. 서론-본론-결론의 3단 구성을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비슷한 내용끼리 그루핑하여 타이틀을 부여, 좀 더 효율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론에 전체 메시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페이지를 삽입하여 궁금증을 유발하고, 결론에 이성적인 설득 대신 가슴에 기억될만한 감동적인 문구로 끝을 냈습니다. 발표의 시작부터 청중의 눈을 사로잡고, 공감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감성적인 카피로 마무리하여 기억에 남는 프레젠테이션을 만든 것입니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은 쇼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PPT는 결국 발표를 위한 보조 도구에 불과합니다. 페이지 구성과 발표 스크립트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 떨어질 때, 우리는 설득되거나 매료됩니다.각 발표 영상을 보면 PPT의 작성부터 타이밍까지 전부 잘 짜여진 각본 속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은 스크립트를 보고 읽는 것을 넘어 스피치 테크닉과 함께 엄청난 양의 연습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새 정부 PPT 특성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소통을 제 1의 국정 철학으로 세운 정부인만큼 앞으로도 ‘소통’은 중요한 화두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PPT는 설득이나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소통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인데요. 따라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PPT 활용도는 앞으로 점점 높아질 예정입니다.